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아들과 어머니를 도운 경찰관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7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산수파출소 오태주 순경이 김모(9)군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7월18일. 오 순경은 순찰 중 태어날 때부터 희귀난치성 질환인 신경 섬유종증을 앓고 있는 김군 가족의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됐다.
치료를 받기 위해 많은 돈이 필요하지만 단 둘이 살고 있는 어머니마저 같은 질병으로 고통받으며 사실상 치료를 포기한 채 살고 있다는 얘기였다.
신경 성유종증은 이른바 '선풍기 아줌마'를 통해 알려진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얼굴 피부가 늘어지거나 온 몸에 고무와 같은 혹이 생기는 병이다. 생긴 위치에 따라 뇌종양, 척추 측만증까지 일으킨다.
김군의 아버지는 이혼 뒤 연락마저 끊겼고, 이들 모자는 어렵게 몸을 맡겼던 친척 집에서도 나와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탓에 지자체의 도움조차 받지 못하고 있었다. 당장 하루 끼니를 해결할 수도 없는 가혹한 상황이었다.
안타까운 사정을 눈으로 확인한 오 순경은 모자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경찰관이 되기 전부터 봉사단으로 활동했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재단과 오 순경의 노력으로 김군 가족은 장애·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 될 수 있었다.
오 순경은 또 취약계층 아동을 돕는 모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사연을 신청, 이를 들은 시민들의 도움을 이끌어내 치료비 1000여만원을 모았다.
오 순경과 산수파출소 직원들의 노력 끝에 지난달 30일에는 김군과 어머니가 동구 한 임대아파트에 집을 구해 정착하게 됐다.
오 순경은 "저의 조그만한 관심으로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돼 다행이다"며 "한 아이에게 희망을 주었다. 앞으로도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해 줄 수 있는 경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광주=뉴시스】